자궁내막증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할까?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강 외, 주로 골반 내 복막이나 난소 등에 비정상적으로 자리 잡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10%가 경험하며 상당수가 생리통, 골반통, 성교통, 불임 등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겪습니다. 기존에는 “단순 생리통”으로 간과되던 증상이었지만, 최근의 연구는 자궁내막증이 만성 염증, 신경 신생(neuroangiogenesis), 면역 이상, 유전자·후성유전적 변화 등의 복합적 병인에 기인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골반 내 염증이 국소적으로 심해지면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1β, IL‑6, IL‑17A 등)이 증가하여 통증 유발 요소를 증폭시키며, 염증에 의해 신경이 유입되고 민감해지는 neuroangiogenesis가 진행돼 생리통이 단순 근육 수축 이상이 아닌 신경‑염증 복합 구조로 변모합니다.
따라서 생리통은 더 이상 단순한 통증으로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작은 경고”로서 자궁내막증을 의심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생식기능은 물론 장기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복강 내 염증→신경 신생→통증 증폭
자궁내막증은 단순 조직 이동이 아닌 복강 내 염증 반응의 결과입니다. 월경혈이 복강 내로 역류하면서 endometrial stromal cell(ESC)과 gland 세포가 자궁 외 환경에서 증식하고, 이 과정에서 NF‑κB 경로가 활성화되어 TNF‑α, IL‑1β, IL‑6, IL‑17A 등의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이러한 염증 상황은 혈관 신생을 촉진하는 VEGF 분비 및 신경섬유(neuronal fibers)의 유입을 유도하며, 생리통(월경통)은 단순 근육수축에서 벗어나 신경 경로를 통한 통증 전달(forward signaling)이 합쳐진 양상을 띱니다.
또한 TNF‑α와 IL‑1β는 COX‑2 및 PGE₂ 합성을 증폭시키며, 통증을 유발하고 자가강화성 염증 회로를 생성합니다. 이는 진통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자궁내막증 고유의 만성-재발 통증 패턴을 유발하는 핵심 기전입니다.
면역 이상, 호르몬 저항성 및 유전·후성유전 변화
자궁내막증의 병태생리에는 면역계 기능 이상이 핵심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복강 내 대식세포(macrophage)는 활성화된 NF-κB 경로를 통해 TNF‑α, IL‑1β, VEGF 등의 염증 매개체를 과도하게 분비하고, 이는 병소의 증식 및 혈관 신생을 유도합니다. 동시에 자연살해(NK) 세포의 세포독성 저하는 비정상 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게 하여 병소가 자궁 외부에 잔존할 수 있게 만듭니다. 자궁내막증 환자에서는 NK 세포의 억제성 수용체(KIR2 DL1, PD‑1 등)가 과발현 되고, 활성 수용체는 저 발현되어 면역회피가 용이해집니다.
또한 T세포의 불균형, 특히 Th17 및 Treg 세포의 증가는 염증을 악화시키고 병변의 만성화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면역 이상은 단순한 염증 반응을 넘어 자궁내막증의 지속성과 재발성을 설명해 줍니다.
호르몬 측면에서는 프로게스테론 저항성(progesterone resistance)이 자주 나타나며, 이는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GR)의 발현 감소, DNA 메틸화, miRNA 발현 이상 등 후성유전적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낮고, 재발 위험이 높아집니다. 최근에는 WNT4, GREB1, IL1A, VEZT 등의 유전자가 자궁내막증과 관련 있다는 GWAS 결과도 보고되어, 유전적 소인과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임상 진단·치료 전략 및 향후 연구 과제
현재 자궁내막증 진단의 골든 스탠더드는 복강경(laparoscopy)이지만, 이는 침습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큽니다. 따라서 최근 연구에서는 비침습 바이오마커(혈중/골반액 cytokine, CA‑125, miRNA)와 초음파/AI 진단 보조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deep endometriosis와 같은 심부 병변에서도 예측 성능을 개선 중입니다.
치료 측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르몬제(GnRH agonist 등)
▲ 면역조절제(anti‑TNF, anti‑IL‑1β 등)
▲ 항염 및 anti-angiogenic 약물
▲ 미세염증 조절제 병용요법이 연구되며, 특히 개인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medicine)로의 전환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향후 방향으로는 ▲ non-invasive 진단법 상용화 ▲ immune-metabolic pathway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 ▲ 후성유전적 프로파일 기반 예측 치료의 실용화 ▲ 신경-염증 결합 통증 치료제 개발 등이 제안되며, 자궁내막증은 통증·생식 건강뿐 아니라 만성 염증 및 대사 질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질환으로 재정의됩니다.
자궁내막증은 “단순 생리통”이 아닌, 복강 내 염증, 신경 신생, 면역 이상, 호르몬 저항성, 유전자·후성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질환입니다. 생리통은 단지 시작 신호일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는 임신율, 삶의 질, 장기 건강을 지키는 핵심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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