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36)
비만 세포가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비만과 만성염증의 연관성 “살이 찌는 건 단순히 먹는 양이 많아서일까?” 우리가 흔히 하는 이 질문은 이제 단순한 의문을 넘어 과학자들이 오랜 시간 집중해 온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사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니라 몸속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면역 반응과 대사 변화가 뒤엉킨 ‘만성 염증’ 상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지방세포가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대화를 나누며 염증을 일으키는 주체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밝혀졌다. 이로 인해 비만은 단지 ‘보기 좋지 않은 몸매’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불씨가 되고 있다(Hotamisligil, 2006).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지방조직이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면서 만성염증 상태를 유발하..
설탕보다 위험한 단맛 – 인공감미료가 장과 뇌에 미치는 영향 인공감미료의 등장과 설탕 대체의 역설 최근 비만과 대사질환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인공감미료(Artificial Sweeteners, AS)가 설탕 대신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스파탐(aspartame), 수크랄로스(sucralose), 사카린(saccharin), 아세설팜K 등이 대표적인 종류입니다. 이들은 칼로리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아 체중조절과 혈당 관리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의외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 인슐린 저항성, 대사 이상, 심지어 신경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 또한 인공감미료의 장기 섭취가 대사질환이나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인공감미료의 안전성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생리통은 작은 경고일 수 있다 – 자궁건강과 자궁내막 자궁내막증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할까?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강 외, 주로 골반 내 복막이나 난소 등에 비정상적으로 자리 잡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10%가 경험하며 상당수가 생리통, 골반통, 성교통, 불임 등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겪습니다. 기존에는 “단순 생리통”으로 간과되던 증상이었지만, 최근의 연구는 자궁내막증이 만성 염증, 신경 신생(neuroangiogenesis), 면역 이상, 유전자·후성유전적 변화 등의 복합적 병인에 기인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골반 내 염증이 국소적으로 심해지면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1β, IL‑6, IL‑17A 등)이 증가하여 통증 유발 요소를 증폭시키며, 염증에 의해 신경이 유입되..
건강을 망치는 무의식 – 마이크로스트레스와 자율신경계의 관계 마이크로스트레스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중요한가? 현대사회는 분초 단위의 정보 과부하와 선택 스트레스를 겪는 ‘마이크로스트레스(microstress)’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차례 경험하는 가벼운 자극—알림음, 짧은 대기, 사소한 실수—이 누적되면 신체는 "모든 것이 작은 위협"이라고 인식하며 자율신경계(ANS)를 동원하게 됩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는 이를 “숨겨진 스트레스의 대가”라고 표현하며,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인 스트레스가 정서·인지·면역 기능을 서서히 침식한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레스는 노출 시간은 짧지만 빈도는 높으며, ANS의 교감신경이 반복적으로 활성화되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잦아지고, 고요한 회복(parasympathetic) 상태..
냄새를 통해 진단한다 – 체취로 알아보는 건강 이상 신호 체취와 질병: 과학적 접근의 시작 인류는 고대부터 체취를 통해 건강 상태를 추측해 왔습니다. 현대 과학은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Volatile Organic Compounds) 분석을 통해 체취가 내분비, 대사, 감염, 신경계 이상 등의 생리적 변화를 반영함을 밝혀냈습니다. 예컨대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달콤하고 아세톤 같은 입냄새를 유발하며, 간·신장 기능 이상은 암모니아성 냄새, 소화기계 질환은 썩은 달걀 냄새 등 고유의 체취 패턴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VOCs는 대기 중에 미량 존재하지만 민감한 분석법을 통해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GC-MS)입니다. GC-MS는 휘발성 유..
기억을 지우는 음식 – 고지방·고당분 식단이 뇌에 미치는 영향 HFHS(HFHS: 고지방·고당) 식단과 해마 중심 기억 저하 문제 제기 현대인의 식탁은 포화지방과 정제당이 과도하게 포함된 고칼로리 HFHS(High‑Fat, High‑Sugar) 식단이 지배적입니다. 체중 증가뿐만 아니라 뇌 기능, 특히 공간 기억과 학습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사실이 중·고등 연구로 나타났습니다. 시드니대 연구팀은 HFHS 식단을 18–38세 젊은 성인에게 적용한 결과, 가상현실 공간 기억 과제 수행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떨어졌으며, 이는 BMI나 작업 기억력과 독립적인 영향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는 HFHS 식단이 해마 시냅스 가소성(LTP), 시냅스 밀도,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농도 저하를 유도하며, 공간 기억과 학습 능..
치아와 심장은 연결되어 있다 – 구강 건강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구강 병원균의 전신 침투와 심혈관질환 연관성 만성 치주염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1.2%에게 발생하는 고질 염증성 질환으로, 전신적 영향을 수반합니다. 치주염 환자에서는 C-반응성 단백질(CRP), 인터루킨-6(IL‑6), TNF‑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혈중 농도가 지속해서 증가하며, 이는 동맥경화 및 심혈관질환과 명확하게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이는 구강 내 병원균과 국소 염증이 혈류로 유입되어 전신적 염증 반응으로 이어지며, 동맥벽 내 조직 변성을 유발하는 병리적 연쇄 반응이기 때문입니다.Porphyromonas gingivalis의 내피세포 손상 및 면역 조절 P. gingivalis는 치주질환의 중심 병원균으로, 병원성 요소(LPS, 외막소포, fimbriae 등)를 통해 ..
건강을 위협하는 침묵의 신호 – 미세 염증이 만성질환으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염증, 미세염증의 정체 많은 사람들이 '염증'이라고 하면 붓고, 열나고, 통증을 동반하는 급성염증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서는 이러한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체내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염증, 즉 ‘미세염증(low-grade chronic inflammation)’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염증은 외부 감염이나 부상 없이도 면역계가 만성적으로 경미하게 활성화된 상태를 의미하며,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염증’이라고도 불린다. 미세염증은 인체 방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꺼지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면역신호를 발화할 때 발생한다. 이때 혈액 내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s), C-반응단백(CRP), 인터루킨-6(IL-6), 종양괴사인자(TNF-α) 같은 물질이 소량이지..